공존_매체의확장展
Personalremains 김수연 2015
Dreaming there2 김헌철 2017
Water Molecule Structure Bottle II 편종필 2018
공존과 공생 – 매체 확장의 관계학
먼저 유리섬미술관의 물리적 공간이란,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안산시 그리고 미술관이 자리 잡은 시내로부터 이격된 자연 환경과 같은 것이다. 유리섬미술관의` 이러한 공간적 위상은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의 소통과 조화로운 공존을 도모할 안산시의 역할, 안산/전국/세계, 도시/자연, 전문미술가/대중 사이의 소통과 공존을 도모할 미술관의 역할을 두루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덧붙여, 유리섬미술관이 처한 비물리적 공간이란 유리조형예술로 특화한 장르적 상황과 연동된다. 즉 유리조형예술의 특수성을 견지하면서도 현대미술과의 접점을 찾아 유리조형예술의 정체성을 확장해야만 하는 당위적 과제 역시 떠안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일반적 의미에서의 ‘공존(coexistence)’이란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존재함” 또는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란 의미를 지닌다. 전자는 대개 동질성(homogeneity)보다 대립하거나 모순되는 관계의 이질성(heterogeneity)이 함께 존재하는 양상을 가리킨다. 아울러 후자는 공존에 대한(을 위한) 화용론적 실천의 면모를 지칭한다.
유리조형의 장에서 공존이란, 유리조형이 아닌 이질적 장르들과의 결합이자 상호 간 공생이며, 서로의 장르를 확장시키는 융복합이자, 창발성을 생성하는 상호 간 공생이라 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유리조형이 유리 아닌 이질성의 매체를 향해 자신의 몸을 확장하는 것이자, 유리 아닌 것들과 결합하고 융복합으로 ‘서로 도우며 함께 존재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공존의 개념은 달리 말해 ‘공생(共生, symbiosis)’으로 정리될 수 있겠다. ‘공생’이란 ‘서로 도우며 함께 삶’을 의미한다. ‘공존’이 전제가 되지만, ‘도우며 함께’라는 용어에 방점을 찍는 일련의 실천적 양상인 것이다. 예를 들어 생물학에서 공생은 “종류가 다른 생물이 같은 곳에서 살며 서로에게 이익을 주며 함께 사는 일”을 말한다. 악어와 악어새, 충매화와 곤충, 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 등의 존재는 ‘공생’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유리섬미술관이 당면한 공존이란 안산 지역을 포함한 경기도, 미술전문가를 포함한 대중, 그리고 유리조형을 포함한 현대미술 사이의 공생의 관계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유리조형예술이 당면한 공존이란 유리조형예술 자체의 특수적 존재와 더불어 현대미술을 향한 매체 확장과 공생의 관계학이 함께 작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투명성으로부터의 공존과 매체 확장 中_미술평론가 김성호